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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7월 독서 행사 "도서관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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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5-07-12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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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방학을 앞두고, 들뜬 마음으로 도서부원들과 도서관 행사를 기획하였어요.
바로 도서관 탐정 행사입니다.

범인은 이 안에 있다

솔직한 마음으로 말씀드리자면, 이런 유형의 행사는 가급적 피하고 싶습니다.
예전 초등학교 근무 시절, 런닝맨을 따라 한 ‘리딩맨 탐정 시리즈’ 행사를 수년간 운영 기획했었는데요.
문제 만드는 진행 방식도 만만치 않았고, 아이들의 넘치는 에너지 속에서 기가 다 빨려버리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무엇보다 변수가 많아서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도서부원들이 하고 싶대요. 아흑 ㅜ 결국 아이들의 열정에 마음이 움직여, 우선 기본적인 레이아웃을 구성한 뒤, 학생들과 함께 하나씩 기획을 진행해 보았습니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찬란한 고통의 시간입니다.

행사 진행 단계적 절차

계획 및 준비

행사 계획서 올리기 행사 물품 품의하기 도서관 탐정 문제 제작팀 구성하기 도서관 탐정 포스터 홍보물 각 반 배부(온/오프라인) 도서관 탐정 환경 구성하기

퀴즈 제작

범인을 특정하는 문제 제작 활동은 소수 정예 4명으로 팀을 꾸려 진행했습니다.
범인 스포일러를 막기 위한 보안 차원도 있었고, 무엇보다 인원이 적을수록 기획과 조율이 훨씬 수월하거든요.
기말고사가 끝난 후 며칠간은 방과 후마다 도서관에 남아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이어갔습니다.
직접 시뮬레이션도 해보고, 수업이 끝난 뒤엔 줌으로 다시 모여 문제를 수정하고 보완하기를 반복했답니다.
[문제 구성] 문제는 1차 캡슐(장소 힌트)과 2차 카드(범인 힌트)로 나누어 총 40문항씩 구성했는데요, 전반적으로 난도는 높지 않고 단순한 편이에요.

상품

상품은 미니 독서등과 손풍기로 준비하였습니다.
특히, 독서등 가성비도 좋고 너무 귀여워 원픽입니다.
인기 최고였습니다!

행사 운영

우선 사전에 신청자 30명을 모집합니다.
이때 비밀 유지 서약서를 받습니다. 스포일러를 할 경우, 그 즉시 도서관 탐정 행사는 종료한다고 고지합니다.
퀴즈 제작팀 외에 도서부 학생들(범인 정보 모름)은 스태프 역할로 곳곳에서 NPC처럼 등장해 안전 지도 및 무단 참가자 방지를 위한 순찰을 도와주도록 짰어요.

드디어 행사 당일

1일차

첫날은 말 그대로 ‘우왕좌왕’의 연속이었어요.
점심도 거른 채 바로 참여한 동방자들이 많아, 스태프들이 따로 준비하거나 대기할 시간이 부족했답니다.
무엇보다 도서관 일반 이용자들과 참가자들의 동선이 분리되지 않아 현장은 한동안 혼잡 그 자체였어요.
또한 문제 제작 과정에서 정보를 알고 있는 도서부와 내용을 잘 모르는 도서부 간의 소통이 현장에서 전혀 원활하지 않았어요. 결국 참가자들이 특정 소수 인원에게만 몰리는 상황이 계속 발생했습니다.
선물을 못 받아간 친구도 있었어요. 다행히 명단이 있어서 방과후에 따로 전해주었어요.
역시 실전은 예상한 것과 많이 달랐습니다!

2일차

2일차에는 1일차의 문제점을 빠르게 보완하기 위해 당일 긴급 회의를 열었습니다.
'범인' 정보가 이미 일부 참가자에게 스포일러 되었다는 상황을 가정하고 , 범인을 전면 교체 하기로 분명히 그렇게 느꼈어요.
그날 저녁 늦게까지 문제를 다시 수정하고 검토하느라 모두 정말 고생 많았습니다.
또한 암호 힌트를 숨기는 시간이 촉박하여, 다음날 도서부원들이 아침 7시에 등교해 도서관 환경을 세팅하며 꼼꼼히 준비했답니다.
운영도 보다 체계적으로 바뀌었어요.
참가자 입장은 점심시간 1시 5분으로 제한, 운영 종료 시간은 30분으로 정해 동선과 시간 흐름을 명확히 했고, 그 전날까지 도서부원들끼리 세부 역할을 미리 분담하여 현장 운영의 효율을 높였습니다.
덕분에!!! 도서관 행사 운영은 1일차에 비해 훨씬 매끄럽고 수월하게 진행되었어요.
하루 만에 시행착오를 발판 삼아 놀랍도록 성장해낸 도서부원들, 우와 멋지고 대견합니다! 행사 시간 종료가 다가올 때는 다 함께 카운트다운을 외치며 환호했어요.
마무리로 범인의 정보를 알고 싶어 기다린 참가자들에게 드디어! '범인'의 정체를 공개했습니다.
그 범인은 바로... 현장에서 참가 상품을 나눠주던 1학년 도서부원이었어요! 운영 시간 내내 하얀 테이프로 표시된 사건 현장, 바닥의 피(?) 자국 근처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도록 했죠. 그야말로 단순하지만 ㅎㅎ 침묵의 프로파일링이었습니다

범인은 반드시 현장에 나타난다.

후기

여러모로 엉성하고 부족한 점이 많았던 행사였지만, 그만큼 고생도 많았고, 그만큼 보람도 컸던 시간이었습니다.
아이들은 “다음번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며 벌써부터 2학기 행사 아이디어를 쏟아냅니다.
열심히 해준 아이들이 고맙고, 기특하고, 참 좋으면서도… 웅? 또 한다고…? 웅 아니야. 다시 생각해!

아무쪼록 방학을 앞두고 펼쳐진, 대혼란의 도서관 탐정 이벤트 후기, 이상으로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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